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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글/글쓰기연구

[11W, March, 2020] 오랜만의 작업일지 - 내 방

by 바꿔33 2020. 3. 15.

12년만에 다시 찾은 나만의 공간 ^^v

 

 나만의 공간을 되찾은 것은 정확히 12년만이다. 2008년 결혼을 하며 잃어버린 나만의 공간. 내 방. 그런데, 2020년 3월 5일. 목요일 13시. 나는 내 방을 다시 얻었다. 그것도 무려 새로 지은 오피스텔! 내가 첫 입주자이다.

 

 아무도 쓰지 않은 새 집! 이 오피스텔을 구하기 위해 정말 이리 뛰고 저리 뛰느라 많이 힘들었었는데, 오늘 짐을 다 드리고 나니 그 시간과 노력이 전혀 아깝지 않았다. 앞으로 2년 동안 나의 보금자리로서, 온전한 나를 위한 공간으로, 오롯이 나의 무궁한 발전을 위해 쓰일 공간!으로써 매달 나가는 관리비가 아깝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서 하루하루 살아갈 예정이다. 

 

 뭐... 핑계는 여기까지 하자. 핑계를 주저리 주저리 늘어놓아 봐야 블로그에 소홀했던 결과는 아무것도 바뀌지 않으니까.

 

 그 동안은 좀 바빴다. 

 

 회사에서는 이 시국에 신제품을 발매했다. 월 1회 꼴로 신제품 일정이 잡혀 있는데, 지금 내지 않으면 낼 수가 없어서 라는 것이 이유다. 뭐 이해는 간다. 월 1번 꼴로 신제품이 나오는 회사 특성상, 이번 달 신제품을 미룬다고 해도 언제 낼 수 있을지 조차 가늠을 할 수 없을 테니까 담당자들도 참 난감하긴 할 것이다. 전례 없는 전염병으로 나라 전체가 홍역을 앓고 있다고 해도, 회사는 결국 이윤을 내서 먹고살아야 하는 생물이니까. 하지만, 나처럼 현장에서 직접 발로 뛰어야 하는 직원의 입장에선 아쉬운 부분이 없지만은 않다. 이해는 하지만 아쉽긴 하다. 뭐 그에 대한 급여로 월급을 받고 있으니 어쩔 수 없나...?

 

 덕분에 1주일은 정말 바빴다. 오전 8시 반부터 오후 5시 반까지. 점심시간 1시간을 제외하고는 정말 10분도 쉬지 않고 계속 움직였다. 한 가지 다행인 것은 모두가 예민한 시기에 나의 방문을 꺼려 하는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었다는 사실이다. 지난주 까지만 해도 손님들을 목 빠지게 기다리다 내가 가면 손님인 줄 알고 반갑게 인사하다 내 얼굴을 보고 서운해하는 사장님들이 있었는데, 이번 주엔 그런 사장님들이 한 명도 없었다. 그 새 또 익숙해진 모양이다. 어쨌든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니까. 때문에 다행히 일하는 것이 몸은 힘들었을 지언 정 정신적으로 힘든 부분은 많이 없었다. 

 

 하지만 몸이 힘들어서 문제아닌 문제가 되었다. 회사 일을 열심히 하고 그 기새를 몰아 퇴근 후에는 자기 계발인 블로그와 글쓰기를 최소 2~3시간 정도는 이어나갈 생각이었는데, 몸이 받쳐주질 않았다. 코로나가 무서워 집에 들어서자마자 샤워를 하고 나면, 격렬하게 움직인 피로가 여지없이 몰려왔다. 커피를 마시고 담배를 피워 정신을 차리려고 노력해도 그 효과는 잠시 뿐. 책상에 앉은 지 5분 만에 집중력을 잃고 침대로 몸을 옮겨야만 했다. 

 

 새벽시간 글쓰기는 그나마 좀 나았다. 비록 진도를 많이 빼지는 못했지만, 한 두 시간 정도씩은 계속 작업을 이어왔다. 그래서 그나마 글쓰기 감은 유지할 수 있었다. 목표한 작업량을 채우지는 못했지만, 감은 유지했으니 자가비판은 이쯤 해두도록 하자. 내일도 또 내일도 계속 쓰면 분명 목표한 바를 충분히 따라잡을 수 있을 테니까. 대신에 내일부터는 평소보다 2~3배쯤은 더 노력하는 하루를 보내야겠지!

 

 그냥 휘리릭 뽕~! 하고 글이 써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도 알게 되었고, 글을 쓴다는 것의 진정한 의미도 조금씩은 깨치는 듯 하다. 그나마 조금은 글쓰기에 대해 계속 진지하게 임하고 있는 것 같아서 위안을 삼아 본다. 물론 아직도 갈길은 멀기만 하고, 그 결과도 꼭 좋을 것이다라고 단정 짓기는 힘들다. 그렇지만 이렇게만 포기하지 않고 꾸준하게 행동하다 보면 분명 내가 원하는 결과가 언젠가는 꼭 올 것이라고 확신은 한다. 분명 지금 직업에서 버는 돈 보다 훨씬 더 많이 벌게 될 날이 올 것이라고 믿는다. 

 

 그러니 그때까지만 지치지 말고, 무리하지 말고 계속 나의 템포대로 행동해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