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4 옥탑글방_단편) #1-2. 설거지 싱크대에 담겨 있는 그릇은 생각보다 많았다. 어제저녁은 그녀가 솜씨를 발휘해 만들었던 참치김치찌개와 계란말이, 오이무침이었다. 반찬은 소박했지만, 밑반찬을 통에 담긴 채로 꺼내 먹는 걸 싫어하는 내 성격 때문에 접시에 조금씩 담아내었기 때문에 그릇이 많이 사용됐다. 하지만 이 정도 양이라면 금방 끝낼 수 있다. 오랜 자취생활을 했던 터라, 집안일에는 어느정도 단련이 되어 있다. 설거지, 세탁, 청소, 음식까지. 나는 집안일에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만 했다. 덕분에 그녀가 어려워하는 일을 한 번에 해결해 낼 때면, 칭찬을 듣곤 했다. 다만, 그녀는 내가 하는 일들이 얼마나 귀찮고 신경을 많이 써야 하는지는 잘 알지 못하는 듯했다. 대학 때까지 장인장모님 밑에서 곱게 생활했으니 그럴 수 있다. 보통 사람들이라.. 2020. 3. 19. 에세이) #3. 작업일지 대신 에세이... 현재 작업중인 장편소설 희망점의 비밀(가제)을 쓰면서 작업 감을 잃지 않기 위해 작업일지를 써왔다. 드문드문 생각 날때마다 끄적이고 있지만, 계속되는 회사업무와 집안 일의 중첩으로 처음의 계획은 많이 무뎌진 상태이다. 또 그 내용에 있어 누군가에게 보여줄 만한 내용이 담기거나 내가 기록해 놓을 만한 감정이 담기지도 않는 것 같아 그 방향을 바꿔보려 한다. 소설에 대한 현재 진행상황을 업데이트 하되, 글쓰기 강좌와 연계하여 글을 쓰다보면 이런 일들이 많이 발생하더라.. 하는 식의, 그리고 또 그런 일이 발생할 때는 이렇게 저렇게 하는 것이 좋겠다. 라고 나름의 해법을 혹은 문제점을 제기하는 방식으로 변경해보고자 한다. 이렇게 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효과는 실제로 경험하는 다양한 감정을 글쓰기로 다스림으로서.. 2020. 3. 18. [Feb. 16. Sun] 방해꾼과 작업실 3년 전 글을 쓰기 위해서 휴직을 했다. 준비도 없이, 막연하게 글을 쓰고 싶다는 욕망에서 벌인 일이었다. 결과는 처절한 실패. 몇 편의 단편글과 장편 스토리라인을 짠 것 외에는 성과가 전혀 없었다. 원인을 분석해보니, 부족한 계획 외에도 몇 가지가 더 있었다. 첫번째, 방해꾼의 훼방이다. 나에겐 아이들이 3명있다.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내 분신들. 분주한 아침을 보내고 집안일을 마치면 오전이 지난다. 간단히 점심을 먹고 컴퓨터 앞에 앉으면 얼마 지나지 않아 아이들이 온다. 각자의 할 일을 정해주고 학원도 보내고 집중하기 위해 노력해 보지만, 머릿속은 할말을 잃고 배회하기 일 수 였다. 두번째, 작업실의 부재이다. 온전히 집중을 할 수 있는 내 방이 없다. 핑계인 것만 같아서 도서관과 커피숍을 전전했다... 2020. 2. 16. [Feb. 2W] 작업일지 _ 첫번째 엎음. 2월의 두 번째 주 (시작 ~ 2월 14일) 작업일지 결국 글을 쓰기로 했다. 이번엔 완성이 목표다. 그동안 벌려 놓은 이야기들 속 주인공을 집으로 데려오고 싶었다. 심대리는 경포대 해변가 주차장에서, 할머니는 진천행 열차에서 잠이 든지가 벌써 수년전이다. 하지만 막상 깨우려고 보니 무서웠다. 어설프게 깨웠다가 다시 재우면 어떻하지? 수 년전 했던 생각이 다시 날까? 등 무서운 생각이 들어 우선은 새로운 이야기로 시작하려 한다. 그렇게 내 글쓰기는 다시 시작되었다. 2월 1일부터 글을 썼다. 새벽에 일어나 하루 1~3시간씩 글을 쓰고 있다. 2주가 지난 지금까지 하루도 안 빼먹었다. 칭찬칭찬! 그렇게 쌓인 분량이 A4지 60장을 넘겼을 때쯤, 멘붕이 왔다. 정신을 차리고 읽어보니, 60장 중 건질 수 있.. 2020. 2. 16.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