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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8

단편) #4. 가디건 하루 종일 카디건을 벗지 않았다. 하늘은 비가 올 것처럼 온통 거무튀튀한 구름이 덮고 있었고 어제 들었던 일기예보에서는 비가 쏟아질 거라고 들은 것 같았지만, 다행히 비는 쏟아지지 않았다. 대신, 시원한 듯 찝찝한 듯 애매한 상태의 날씨가 하루 종일 카디건을 벗어야 할지 그냥 입고 있어야 할지 수 없이 고민하게 만들었었다. 조금만 몸을 움직이거나 실내로 들어가면 텁텁한 공기가 카디건을 벗으라고 재촉하였고, 차에 가서 벗으려고 밖으로 나오면 금세 시원한 바람이 입고 있어도 괜찮다며 다독여 주었다. 결국 고민만 하다가 하루 종일 카디건을 입고 생활을 하였다. 오늘 입은 가디건은 얼마 전 LG패션 상설매장에서 구입한 연노란색의 루즈한 카디건이다. 몇 년 전만 해도 항상 105 사이즈를 입었던 터라 항상 105.. 2020. 4. 11.
단편) #1-4. 사랑해... 하지만... 뭐 먹고 있었어? 그녀가 물었다. 어. 토스트. 그냥 식빵에 버터 조금 발라서 구운 거야. 당신도 줄까? 응. 맛있겠네. 그녀는 식탁에 앉아 기지개를 켜며 팔을 덮어 식탁에 엎드리며 말했다. 왜? 아직도 피곤이 안풀리는거야? 나는 걱정스럽게 물었다. 아냐. 그냥 약간 찌뿌등한 것뿐이야. 금세 괜찮아질 거야. 자기가 만든 맛있는 아침을 먹으면 좀 나아질 거야. 예쁘게 웃음을 날려주는 그녀의 얼굴은 편안한 행복감이 가득했다. 그래. 금방 만들어 줄테니까 잠깐만 기다려. 냉장고에서 버터를 다시 꺼내 들고는 적당히 달구어진 팬위에 눌러 버터향을 입혔다. 식빵을 두 조각 꺼내어, 팬 위에 놓고는 식빵 윗면에 버터를 조금 덜어 올려놓았다. 이렇게 하면 식빵의 양쪽면에 골고루 버터맛이 배어 바삭해진 빵을 맛있게 익혀.. 2020. 4. 11.
단편) #1-3. 아침.. 긴 일주일의 피로 탓이었는지, 그녀는 9시가 넘도록 침대에 있었다. 얼마 전 부서장이 바뀌어, 하루하루가 긴장의 연속이라는 그녀의 말이 사실이었나 보다. 새로 온 부서장은 본사에서 잘 나가던 사람이었는데, 고객과의 큰 마찰 때문에 지방으로 좌천이 되었다고 했다. 그 때문인지 출근 첫날부터 엄청난 히스테리성 잔소리를 퍼부어 되며 사무실 모든 직원에게 민폐를 끼치고 있는 모양이었다. 종이컵은 왜 이렇게 많이 쓰냐, 사무실 가구 배치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화분은 창가에 두어야지, 사무실 정 가운데 두면 안된다는 둥 아주 시시콜콜한 것부터 모든 직원들에게 갖은 짜증을 부리며, 본인의 가슴속 울분을 다른 직원들에게 완벽히 전가시키고 있다고 했다. 직원 모두들 어떻게든 그 상사와 마주치지 않기 위해 온갖 방법을 .. 2020. 4. 11.
단편) #3. 창문이 있는 집 "어제는 뭐했어?" 작지만 여운이 남는 목소리였다. "어제?" 왜 어제 일을 묻는 것일까? 뭔가 알고 있는 것일까? "어제는 별일 없었는데? 그냥 평소랑 똑같았어. 수업 듣고, 도서관 갔다가 밥 먹고 집에 왔지. 요즘 매일 인강 듣느라 바쁜 거 알잖아." 입으로는 거짓말을 뱉으며 눈으로는 그녀의 표정을, 귀로는 숨소리를 쫒았다. 평소 눈치가 빨라 어떤 말이라도 금방 진실과 거짓을 구분 질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는 그녀였다. 친구들과 답답한 마음을 달래려 술 한잔 기울일 때 전화가 오면 아무리 주변을 조용하게 세팅하고 집 인척 연기를 해도 그녀는 단번에 알아차리곤 했다. 매번 어떻게 그렇게 족집게처럼 알아맞추냐고 물어본 적이 있었다. 그녀는 "오빠. 요즘 핸드폰은 기술이 발전해서 공기가 전달되. 알지?.. 2020. 4. 11.
소설) 원더랜드 3화 새벽거리를 걸어 기차역에 도착하니 하늘은 환하게 밝아져 있었다. 시간을 보기위해 시계를 찾았지만 광장 어디에도 시계는 보이지 않았다. 뭔가 이상해서 주위를 둘러보았다. 분명 광장 한 가운데 서 있어야 할 시계탑이 없었다. 옛날 광장 중앙에는 커다란 시계탑이 세워져 있어 사람들의 만남의 장소로 애용했었는데, 넓은 광장 어디에도 시계탑은 보이지 않았다. 할머니는 미간을 찌푸렸다. ‘이런 날벼락 맞을 놈들. 세금 걷어가서 다 어따 쓰누. 멀쩡한 걸 없애긴 왜 없애.’ 작년 여름 오래된 역사를 새로 짖는다며 그렇게 떠들어대더니 겉모습만 번질나게 해 놓았다. 오래된 것들 중 못쓰게 된 것들을 새롭게 바꾸는 것은 이해를 하겠지만, 멀쩡한 것들까지 바꾸는 것은 이해가 안 되었다. 할머니는 습관적으로 바지춤에 넣어둔 .. 2020. 4. 11.
소설) 원더랜드 2화 2. 휴대폰 알람소리가 울리자 며느리는 곤히 잠든 아이들 사이에서 몸을 일으켰다. 남편과 아이들은 가로로 세로로 서로 뒹엉켜 자고 있었다. 여기저기 널부러진 이불을 끌어다 아이들을 덮어주고는 침대를 빠져나왔다. 창밖은 환희 밝아져 있었다. 방문을 열고 거실로 나온 연희는 차가운 냉기에 놀라 몸을 부르르 떨었다. '아직 11월 밖에 안됐는데, 거실이 이렇게나 차갑나? 내일 새벽엔 보일러를 돌려야겠다'고 생각하며 주방으로 향했다. 마주보이는 어머님 방문이 굳게 닫힌 것을 확인한 연희는 잠시 멈춰서 무엇인가를 생각하는 듯 했지만 이내 주방으로 들어갔다. 주방에 들어선 연희는 쌀을 씻어 밥솥에 앉혔다. 어머님이 좋아하시는 흑미를 조금 섞었다. 아이들이 까만색밥은 무섭다며 먹질 않는 통에 평소엔 잘 넣지 않았지만.. 2020. 4. 11.
소설) 원더랜드 1화 1. 행여라도 발소리가 날까봐 할머니는 까치발을 들었다. 세 평 밖에 안되는 거실이 유난히 넓게 느껴졌다. 현관문에 도착해 문고리를 잡았다. 차가운 바깥 기온이 그대로 전달되었다. 깜짝 놀란 할머니는 하마터면 왼손에 들고 있던 옷가방을 바닥에 떨어 트릴 뻔 했다. 심장이 쿵쾅쿵쾅 거리는 소리가 마치 천둥소리처럼 들렸다. 이 정도의 심장소리라면 방에서 자고 있는 아들내외가 들을 수 있을 것만 같았다. 할머니는 차가운 손잡이를 잡고 있던 손에 힘을 주어 떨리는 손을 진정시켰다. 그 자리에 서서 잠시 동안 심호흡을 하며 가만히 귀를 기울인 채, 방안의 동태를 살폈다. 하필 아들내외의 방은 현관에서 가장 가까웠다. 거실 벽시계의 초침소리와 주방 냉장고의 모터소리가 들렸지만, 방안에선 어떤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2020. 4. 11.
[기획서] 희망점의 비밀 _ 장편 장르소설(시나리오) 기획서 1. 제목(가제) : 희망점의 비밀 2. 장르 : 추리소설, 범죄, 드라마 3. 분량 : 129 X 186p 500p이내, 글자크기 8, 폰트 : 한컴바탕확장 4. 로그라인 : 자신을 도와준 알바생이 사라졌다. 알바생을 찾고자 노력하는 편의점 경영지도원의 이야기. 5. 소재 : 편의점, 범죄, 심리 6. 주인공의 목표 : 사라진 알바생 찾기 7. 주인공의 약점 : 평범 8. 콘티?, 요약?, 작품소개?, 시놉? 편의점 경영지도원으로 첫 근무하는 주인공. 대대적인 회사의 프로모션에서 실적을 내기 위해 노력하지만 쉽게 풀리지 않는다. 이 때 편의점 알바생의 도움으로 프로모션에서 꼴찌를 면하게 되고, 이를 계기로 알바생과 친해진다. 며칠 후 알바생이 말도 없이 그만두고, 편의점에서 .. 2020. 2.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