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2 소설) 원더랜드 1화 1. 행여라도 발소리가 날까봐 할머니는 까치발을 들었다. 세 평 밖에 안되는 거실이 유난히 넓게 느껴졌다. 현관문에 도착해 문고리를 잡았다. 차가운 바깥 기온이 그대로 전달되었다. 깜짝 놀란 할머니는 하마터면 왼손에 들고 있던 옷가방을 바닥에 떨어 트릴 뻔 했다. 심장이 쿵쾅쿵쾅 거리는 소리가 마치 천둥소리처럼 들렸다. 이 정도의 심장소리라면 방에서 자고 있는 아들내외가 들을 수 있을 것만 같았다. 할머니는 차가운 손잡이를 잡고 있던 손에 힘을 주어 떨리는 손을 진정시켰다. 그 자리에 서서 잠시 동안 심호흡을 하며 가만히 귀를 기울인 채, 방안의 동태를 살폈다. 하필 아들내외의 방은 현관에서 가장 가까웠다. 거실 벽시계의 초침소리와 주방 냉장고의 모터소리가 들렸지만, 방안에선 어떤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2020. 4. 11. [옥탑글방_단편] #1. 전초전 사랑하는 그녀와 결혼을 했다. 결혼식 날 그녀는 세상 누구보다 아름다웠다. 각자 다른 곳에서 태어나 수십 년 동안 다른 삶을 살아온 우리는 두 시간의 짧은 결혼서약을 통해 부부가 되었다. 결혼생활은 생각보다 훨씬 더 멋졌다. 사랑하는 사람과 한 공간에서 함께 지내는 것은 세상에서 가장 축복 받은 사람만이 누릴 수 있는 행복이라고 생각했다. 신혼여행을 다녀온 우리는 여전히 분주한 날들을 보냈다. 낮에는 양가 부모님과 친지 분들께 인사를 드렸고 저녁엔 각 자의 친구들과 결혼생활의 즐거움에 대해 전파하기 바빴다. 친구들은 콩깍지가 단단히 씌였다며 핀잔을 줬다. 그 사랑 얼마나 가는지 보자며 으름장을 놓는 친구놈도 있었지만, 하찮은 경험으로 판단 될 만큼 약한 사랑이었다면 결혼식은 열리지 않았을 것이라 호언장담.. 2020. 2. 16.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