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휴직1 에세이) #8. 늦잠 (feat. 오른손의 망각) #1. 울보 괴물의 습격 침대에 누워 단잠을 자고 있는데 어슴푸레 귓가에 막내 딸아이의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평소 같았으면 아직 네살밖에 되지 않은 딸아이의 조그마한 기척에도 벌떡 일어나 달려갔겠지만, 오늘은 밀린 작업으로 밤을 새우다 아침이 환하게 밝아온 새벽에서야 겨우 잠이 들었던 터라 몸이 말을 듣지 않았다. '오늘이 며칠이지? 지금이 몇시쯤 된거지?' 나는 쏟아지는 잠을 밀어내려 애쓰며 굳어 버린 머리를 돌리려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그러면서 귀를 활짝 열어 거실에서 들려오는 딸아이의 울음소리에 섞여 있는 다른소리를 통해 거실의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집중했다. 그런 거실에서는 TV소리만 간간히 섞여 들려 올 뿐, 안애(아내를 부르는 개인적인 애칭, 내 안에 있는 사랑이라는 뜻)나 다른 아이들의 소.. 2020. 3. 22. 이전 1 다음